표참도 이어 오사카, 루틴형 운동복의 다음 행선지
오사카 신사이바시 상점가에 액티브웨어 브랜드 '크로노스'의 두 번째 대형 매장이 문을 열었다. 지난해 5월 도쿄 오모테산도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연 지 약 1년 3개월 만의 확장으로, 매장 면적은 약 293제곱미터에 달해 이 브랜드가 국내에서 운영하는 매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단순히 매장이 하나 늘었다는 사실보다 눈여겨볼 지점은 입지 선택이다. 신사이바시 상점가는 하루 유동인구 6만에서 12만 명 가운데 90퍼센트가 해외 관광객으로 채워지는 거리로, 지금까지 목적 구매 중심의 로드숍을 주로 열어온 이 브랜드가 처음으로 관광객 동선을 정면으로 택한 매장이라는 점에서 그동안의 출점 전략과는 분명히 결이 다르다. 운동복 한 벌을 더 파는 일이 목적이 아니라, 매일 입는 옷을 통해 몸을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을 더 넓은 시장과 다른 생활권의 사람들에게까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는 질문이 이번 출점의 배경에 깔려 있다. 결국 한 벌의 운동복이 누군가의 하루 루틴 안에서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지가 이 브랜드가 지금 확인하려는 것이다. 계절이 바뀌고 머무는 도시가 달라져도 똑같이 손이 가는 옷이 될 수 있는지, 이번 확장은 그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무엇이 달라졌나
도쿄 오모테산도점을 '동쪽 플래그십'으로, 이번 신사이바시점을 '서쪽 플래그십'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린 것이 아니라, 두 매장이 각각 다른 역할을 맡는 구조를 짠 셈이다. 오모테산도점이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라이트층을 겨냥했다면, 신사이바시점은 처음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동선과 눈높이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는 점에서 두 매장의 역할 분담은 더 뚜렷해진다. 신사이바시점은 남성과 여성 트레이닝웨어,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웨어, 액세서리에 더해 방송인 유지가 디렉터를 맡은 골프 라인 '크로노스 블랙'까지 한 공간에 모았다. 남성·여성 트레이닝웨어부터 골프 라인까지 전 카테고리를 한 매장에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피트니스 전문 브랜드에서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브랜드로 넘어가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공간 설계에도 이전과 다른 결이 들어갔다. 브랜드가 내세우는 '쿨, 럭셔리, 스마트, 근미래'라는 키워드에 일본 전통 서사인 '다케토리 모노가타리(대나무 공주 이야기)'에서 끌어온 '화(和)'의 정서를 포갰다. 매장 안에는 대나무 마디를 본뜬 집기와 기둥을 세우고 블랙을 기본 톤으로 유리와 조명을 더했으며, 입구에는 지름 약 2미터에 달하는 대형 와다이코(일본 전통 북)를 특별 제작해 배치했다. 이 북은 브랜드가 내세우는 메시지 '자, 해볼까'와 맞물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신호음 같은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여성 라인 역시 지난달 '스마트 웨어 포 더 드리븐 우먼'으로 리브랜딩을 마치며 포트폴리오를 넓혔고, 오픈 기념으로 블랙과 레드를 조합한 집업 후디(2만900엔)와 스웨트(1만4850엔), 스키니 팬츠(1만8700엔), 화이트 톤의 블루종과 롱팬츠(각 1만8700엔), 여성용 롱슬리브(9900엔) 등 한정판 구성도 함께 선보였다.
왜 지금인가
이 출점이 놓인 시점은 우연이 아니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를 거치면서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 지역 전체의 인바운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난 흐름 위에서, 신사이바시처럼 유동인구의 압도적 다수가 외국인 관광객인 거리를 골라 들어간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월드핏은 전국 단위 퍼스널 짐 '비욘드'를 비롯해 복싱과 필라테스 등 건강 관련 사업을 함께 꾸려온 회사로, 운동복 브랜드를 피트니스 생활권 전체를 넓히는 접점으로 다뤄온 지 여러 해째다. 담당 임원은 건강을 '나빠진 것을 고치는 일'과 '애초에 병에 걸리지 않는 몸을 만드는 일' 두 갈래로 나누면서, 이 브랜드가 후자, 즉 꾸준한 트레이닝과 러닝을 통해 몸을 관리하는 습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꾸준히 입는 옷이 매일의 피로를 줄이고 몸의 회복을 돕는 도구로 다뤄진다는 점은, 운동복을 한때의 유행 아이템이 아니라 생활을 떠받치는 인프라로 보는 최근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에서는 가볍게 브랜드를 접하는 라이트층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해외에서는 관광객의 눈에 먼저 띄어 이름을 알리는 두 가지 과제를 한 매장에서 동시에 풀어야 하는 처지이기도 하다. 수도권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간사이로 거점을 넓힌 것 자체가, 일본 안에서의 확장과 해외 진출이라는 두 방향을 같은 시기에 함께 추진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음에 볼 것
이 매장이 앞으로 어떻게 쓰일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담당 임원은 매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에 머물게 하지 않고, 러닝 이벤트를 비롯한 건강 관련 커뮤니티를 꾸리는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옷을 파는 곳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모여 함께 달리고 몸을 움직이는 루틴 자체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넓히겠다는 뜻으로, 매장이 판매의 끝이 아니라 습관이 시작되는 지점이 되길 바라는 셈이다. 해외 확장 쪽에서는 이미 대만 대리점 계약이 결정되며 아시아 지역 진출이 구체적인 단계로 넘어가고 있어, 신사이바시점에서 쌓일 관광객과의 접점이 실제 해외 매장 전개로 이어지는지가 다음으로 확인할 지점이 될 전망이다. 오모테산도점을 동쪽, 신사이바시점을 서쪽으로 놓은 지금의 구도가 앞으로 세 번째, 네 번째 거점으로 어떻게 확장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금 내세우는 '건강해지기 위한 옷'이라는 기조가 매장이 늘어나는 와중에도 얼마나 꾸준히 유지될지가 이 브랜드를 계속 지켜봐야 할 이유다. 짧게 반짝였다 사라지는 매장이 아니라, 오래 다니고 싶은 동네 가게처럼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가 결국 이 확장의 관건이다. 독자 입장에서 눈여겨볼 것도 신규 출점 소식 그 자체보다, 이 브랜드가 지금 내세우는 루틴 중심의 태도가 매장이 늘어나는 와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어지는지를 지켜보는 일이다.



